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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A to Z
(created 2018.08.26)



생리대란

이 글에서 이야기할 '생리대'는 월경용품의 한 종류로, 월경혈을 흡수하는 패드형 제품으로 한정하겠습니다.

생리대 사진해피문데이 유기농 순면 생리대 중형
(source : 해피문데이 중형 생리대)

생리대는 국가에 따라 분류 및 관리하는 체계가 다른데,  한국은 의약외품으로 분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 감독을 받습니다. 의약외품은 질병 치료 및 예방하는 의약품보다는 인체에 끼치는 작용이 경미하나 따로 관리가 필요한 제품들을 지정해둔 것으로 생리대, 탐폰, 생리컵 외에도 마스크, 안대, 치약 등이 포함됩니다.1) 국가에 따라서 생리대를 일반적인 공산품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리대 역사

일회용 패드형 생리대(the disposable sanitary pads)는 전쟁터에서 군인들의 출혈을 막으려고 나왔던 패드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제1차 세계대전 전쟁터에서 일하던 간호사분들이 긴급한 상황에서 셀루 코튼을 몇 곂 겹쳐서 사용하던 아이디어를 토대로 제품으로 발전시켰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쨌든 셀루 코튼을 활용한 패드형 생리대는 1920년도에 나온 Kimberly-Clark의 Kotex 시초인 듯합니다.2)


(source : KOBACO 광고도서관)


한국에서는 1971년 유한킴벌리에서 국내 최초 코텍스 생리대를 출시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유한양행과 Kimberly-Clark가 4:6의 지분율로 1970년대에 세운 합작법인입니다.3) 조선시대 때는 '개짐' 또는 '서답'이 생리대를 지칭하는 말이었다고 해요. 여기서 '서답'은 빨래 혹은 빨랫감을 의미했다고 하는데, LG전자에서 최초 세탁기를 출시한 게 1969년이라고 하니 비슷한 시기이네요.

일회용 생리대 상품화는 197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여성 교육의 증대, 여성의 일과 노동 시장 진출, 여성의 몸과 재생산의 통제의 욕구, 성적 개방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타고 여성의 ‘자유’라는 상징적 요구와 맞아 떨어지는 ‘현대 여성’의 필수생활용품으로 등장한다.4)

탐폰, 생리컵도 1930년 근처에 발명되어, 월경용품의 옵션 중 하나로 존재한지는 오래되었으나(국내에서도 1970년대의 탐폰 광고 자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삽입형 생리대 사용률 및 접근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매우 근래의 일입니다. 월경용품의 역사 관련해 좀 더 알고 싶은 분들은 김보람 감독님의 <피의 연대기> 영화를 한 번 보세요 :)


생리대 종류

생리대 종류는 소비자의 생리대 선택요인을 바탕으로 설명해볼까 합니다.
제품이라는 게 결국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어야 지속되니 아래 요인을 고려한 제품이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생리대 선택요인>

 thickness

 두께감

 absorptivity

 흡수력

 dryness

 건조함

 fit

 착용감(핏함)

 softness

 부드러움

 length

 길이

 ingredient safety

 성분 안전성

 price

 가격

 fragrance

 향

 functionality

 기능성 (한방 등)

 etc

 날개 유무 등

생리대 브랜드 별로 소재, 소재의 가공법, 모양 및 구조 차이가 있습니다. 위 표에 적힌 요인 중에 하나라도 기능이 매우 떨어지면 한 번 써보고 사용 안 하기 마련이겠지만, 제품 기획 의도 및 컨셉에 따라서 우선순위가 다를 것입니다. 하나의 요인을 극대화하면, 다른 요인이 약화되는 경우가 발생하죠. 또, 사람마다 월경혈의 양, 생활 습관, 피부 민감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최고로 꼽는 제품은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께감의 경우만 봐도 얇은 경우 샐까 봐 불안하다는 분이 있는 반면, 얇아야 한 듯 안 한 듯 좋다고 꼭 울트라 슬림만을 선호하는 분도 있습니다.

제품의 특장점 관점에서 실제 제품명과 함께 조금 더 설명해보겠습니다.
흡수력과 건조함이 강점인 제품은 화이트의 시크릿홀이 있습니다. 착용감(핏함)에 집중한 것은 위스퍼 코스모 생리대입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한약재를 넣었다고 하는 귀애랑 등 기능성 한방 생리대도 있죠. 중국 제조의 강점을 살려 가격의 저렴함을 앞세우는 제품도 있고요. 최근 시장점유율이 매우 높아진 나트라케어나 저희 회사가 만드는 해피문데이 생리대 같은 경우는 성분 안정성을 중점에 둔 제품입니다. 향의 경우 라벤더, 로즈, 베이비파우더 등이 존재합니다. 실제 냄새를 줄이는 효과보다는 향료로 월경혈 향을 덮으려는 접근이 대부분이고, 양산화되는 과정에서 인공 화합물이 섞이는 걸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천하진 않습니다. 월경 때 냄새가 고민되는 분들은 통기성이 좋은 제품을 3-4시간 단위로 갈아주시며 사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또, 한 월경주기 내에서도 시기에 따라 사용하는 생리대가 다를 수 있습니다. 생리대 길이가 짧은 순부터 라이너 > 소형 > 중형 > 대형 > 오버나이트가 있으며, 40cm가 넘는 슈퍼롱 오버나이트나 아예 입는 형태인 팬티형 오버나이트 생리대도 있습니다. 착용하는 사이즈는 키나 몸무게와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월경혈 양이 사이즈 선택에 제일 큰 변수입니다. 아, 오버나이트는 없는데 잘 때 샐까 봐 걱정되는 경우는 중형 2패드를 이어 붙여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슈퍼롱 오버나이트가 필요한 데 해당 사이즈가 없는 경우는 마찬가지로 오버나이트 + 중형의 조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월경 시작일이나 끝나는 날에는 소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35세 넘어가면서 월경혈의 양이 줄어들어 소형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리대 구조

곤충은 머리, 가슴, 배로 삼등분 된다고 하면
생리대는 탑시트, 흡수층, 방수층으로 나뉩니다.

먼저 탑시트부터 보면 소재는 크게 합성섬유, 재생섬유, 순면, 유기농 순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합성섬유'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빠른 흡수속도 등의 장점이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 피부가 쓸리는 감을 주기도 합니다. '순면감촉'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제품은 순면이 아니라 재생섬유 중 촉감이 순면과 비슷한 경우를 지칭합니다. 시중에 제품 소개 문구에 '천연섬유'로 지칭하는 경우는 두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면과 마처럼 천연섬유 그 자체를 뜻하는 경우도 있지만, 목재펄프, 대나무 등 천연재료에서 섬유소를 추출해 만든 재생섬유를 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 회사 제품 같은 경우는 유기농 목화로 순면 탑시트를 만드는데, 똑같은 순면 탑시트도 목화 섬유 자체의 길이와 가공법 및 기술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납니다. 여러 제품을 사용해보셨다면, 똑같은 순면도 보풀이 많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었을 겁니다.

그다음 흡수층입니다. 생리대의 존재 이유가 월경혈을 흡수하는 것이니 중요한 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펄프를 갈아 만든 경우, 펄프시트를 사용하는 경우, 펄프와 SAP을 섞은 경우, SAP시트를 사용하는 경우, 순면 시트를 사용하는 경우 등 다양합니다. 식약처 신고기준을 통과하려면 흡수배수가 10배는 넘어야 합니다. 흡수 배수가 무조건 높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SAP을 사용했다고 무조건 다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방수층은 월경혈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막는 가장 하단 층입니다. 보통 폴리에틸렌 필름을 사용하며, 통기성 필름과 비통기성 필름으로 나뉩니다. 통기성 필름도 천공도 등 통기성 정도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2018년 10월부터 생리대 전성분제 표시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당 표시제가 실효성이 있으려면 안정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식약처에 신고할 수 있는 부직포 종류는 부직포, 순면 부직포 정도로 나뉩니다. 부직포라고만 적혀 있어서는 정확한 성분을 알기가 어렵겠죠. 또, 식약처는 유기농 여부를 평가하는 곳은 아니기 때문에 유기농 순면이나 순면 모두 순면 부직포라고 신고되기도 합니다.


생리대 사용법

생리대 사용법은 아래 영상으로 대신하겠습니다.
해당 영상은 초경가이드북 <어바웃문데이>의 작가팀과 PRAN팀이 협업해 만든 영상 시리즈입니다.
(2편은 탐폰, 3편은 생리컵에 관한 소개 영상입니다.)


1주년을 맞이하여, 감사제를 진행했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도움이 되는 글을 한 번 적어보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오늘 일요일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올리게 되네요. 계속 더 좋은 제품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의약외품 범위 지정[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7-87호, 2017.11.10., 일부개정]
2) The History of the Sanitary Pad.” Femme International. June 24, 2013.
3) 유한킴벌리, 위키피디아
4) 1970년대∼1990년대 생리대 광고 담론과 여성, 노지은, 여성과역사 제21집, 2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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