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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안 읽으신 분은 먼저 1편을 : https://nuguridj.tistory.com/29



끙끙거리고 있던 중, 과분하게도 "Product Manager"라는 무거운 선물을 받았었다. 사실 PM이란 롤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것도 아니었을뿐더러... 경험도 실력도 매우 부족했던 내가 가장 처음 속에 담았던 것은 한가지였다. "이제 나는 곧 죽어도, 변명할 수도 없이, 그저 제품으로 말해야 하는 사람이다." 라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렇게 또 시행착오들을 해나가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김창원 대표님이 나에게 꼭 필요한 글을 블로그에 올려주셨다. 바로 <PM의 자질 1, 2>. 목마른 나에게 오아시스 같은 글이었다. 다시 한 번 참 감사드린다.

  PM의 자질 - 1 : http://www.memoriesreloaded.net/2012/03/pm-1.html

  PM의 자질 - 2 : http://www.memoriesreloaded.net/2012/03/pm-2.html


정독하고 또 정독하고, 몇 번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블로그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해 매일 사용하는 노트 맨 앞장에 아래 사진처럼 적어놓았었다.



그랬던 내가 오랜 기간 PM의 역할을 감당해 가고 계시는 선배님들이 보시면 그저 귀엽게 보일지 몰라도 나름의 생각을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 민망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 함께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데 기획력은 당연히 필요하다. 자. 그렇다면 어떤 것이 "기획력"일까?


1) 우선순위를 정할 줄 아는 것.

 좋은 아이디어도 넘쳐 흐르고.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 상황이 일반적인 하루하루다. 다양한 곳으로부터 오는 아이디어들은 아무래도 각자의 입장에서 본인이 바라보고 있는 시야에 한정되기 싶다. 그런 아이디어들을 정리하고 통합해 기획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기획들의 우선순위를 적절하게 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기획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넓게도 좁게도 볼 수 있어야 하고 다면적으로(다양한 입장에서) 제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게 참 어렵다는 게 문제이지만... 특히 협업과정에서 명확한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일해나가는 것이 5배는 더 힘든 것 같다. 

 또, 중요하고 큰 핵심 기능을 추가해 나가는 것과 끊임없이 자잘한 개선을 해 나가는 것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결국 우선순위를 잘 정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2)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준비하는 것.

 가설을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애초에 그럴만한 내공도 뭣도 없던 나는 그 부분보다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까지 사전에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참 중요하구나를 많이 느꼈다. (처음에 이 부분이 참 미흡했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히 아이디인큐는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아 보고 배운 것이 많다.) 

정확한 Fact와 Data에 기반해 주장을 하려면 어떻게 Data를 모을 것이고, 어떤 Data를 보는 것이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고, 또 알아내야 한다.



3) 일정관리 하는 것. 

 "그놈의 일정관리"라 부르고 싶을 정도로 압박감을 주었던,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다는 현실을 깨닫게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회사가 PM에게 가장 요구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획력'이라는 것은 기획안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까지 해당한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매니징 방법들과 그것들을 돕는 툴의 활용은 전문가들의 글들을 찾아보고, 계속 발전하는 트렌드도 학습해가야 할 것이다.


 "일정관리" 능력이 제품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예측하고 그것을 맞추어 내는 것만 뜻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확장 가능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이 있다. 그런데 이것을 개발자가 아닌, 이미 제품에 대한 꿈과 기대가 앞서 달리고 있는 열정 넘치는 다른 구성원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짜 어렵다. 하지만 그나마 PM이기에 이야기할 수 있고 또 그렇기에 해내야 하는 일이다.

 구글정도면 업무 시간의 20%는 하고 싶은 부분을 하도록 장려할 수 있지만 항상 개발자 부족에 시달리고 한시가 급한 스타트업에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일정에서 조금이라도 그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4)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

 포기하지 않고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 결국 기획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기본인 것 같다. 그래야 누군가의 한마디 안에 담겨 있는, 떠오르는 생각 중, 다른 제품을 살펴볼 때 등의 순간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래야 제품에 관한 어떤 이야기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상대가 될 수 있다. 몇 마디 해보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다 느낀다. 

손정의 회장님이 이제 "좌뇌, 우뇌보다 외뇌가 중요하다"고도 말씀하셨는데, "좌뇌, 우뇌, 외뇌" 다 사용하려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대하는 향하는 마음가짐은 어때야 하는가?


 내가 개발을 못하고 디자인을 못하니 기획을 실현하기 위해서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개발을 못하고 디자인을 못하는 기획자의 관념일 것이다. 고백하자면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제품을 만들어가는데 개발자와 디자이너분들이 이렇게 중요하고 소중한데, 왜 우리나라에서 이 직종의 대우가 좋지 못한 것일까'를 고민해보면서 내 생각의 틀을 깨닫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를 깨닫고 나서는, "어떻게 하면 디자이너와 개발자 분들이, 기획이 닿을 수 없는 부분까지 각자 온전한 역량발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마음에 담았다. 그들이 내게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내가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때 함께 제품을 만들어갈 수 있을테다.





나름대로 정의를 내려본 기획력을 다 제대로 갖춘 사람은 아니다. 참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었다. 내가 잘하는 부분이라기보단 노력해왔던 그 "방향"을 공유한 것으로 읽어주셨길 바란다. 







감사하게도 난 작년 7월 트윗에 남겼었던 저 행운을 받았던 사람이었다. 저 트윗의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라는 단어는 서로 어떻게 순서를 바꾸든 동일하게 성립할 것이라 생각한다. 행운을 얻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누군가에게 행운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때까지 어제보단 오늘 조금 더 성장하도록 꾸준히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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