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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직관과 분석

nuguriDJ 2013. 1. 4. 00:49
12월 27일 여준영(@yeojy)대표님의 트윗을 보았다. 
"공부 없이 준비없이 노력없이 직관만으로 쉽게 일하고 성취해왔다. 사실 그 직관을 키우는데 일상의 전부를 써왔다." 

이 트윗을 보는 순간 타임라인을 더 넘기지 못하고 잠시 멈췄다. 
비교적 최근에 고민하고 생각해오던 것이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묻고 싶어졌었다. 
그 직관을 키우기위한 일상에 대해 상세히 듣고 싶어졌다. 전화번호를 알았다면 바로 전화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는 전화번호를 알지 못했고, 대신 이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얻었다. 

분석은 필요하고 중요하다. 

올바로 나아가고 있는지 현재를 파악할 수 있게 하고, 처음 제품을 내놓기 전에 세웠던 가설들을 하나하나 검증해 나가는 것에 도움을 준다. "스타트업 제발 분석하라"는 종류의 글도 많이 봤다. 그래서 그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건 이제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분석을 하고 있는 것과 제대로 분석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일이고, totally data-driven도 좋은 방향이 아닐 수 있다. 

어떤 프레임이 굳어버리면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되는 변화와 새로운 영향에 대해 오히려 더 둔감해질 수도 있고, "분석" 자체는 무언가를 달라지게 하는 행위는 아니기 때문에 "실행"과의 리소스 분배도 생각해야 한다. 

또, garbage in garbage out이라고 한정되거나 쓸데 없는 데이터를 가지고 하는 상세한 분석은 편협된 생각과 잘못된 주장을 펼치게 할 수도 있다. 분석에 들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그런 유혹에 빠지기 쉬운 존재다 우린.


어떤 결정을 내리든 data를 기반으로 한 reasoning을 하려고 노력해보면서... (아직 이도 많이 부족하지만) 

빠르고 정확한 분석을 하는데에도 히스토리를 알고 전체의 흐름이 의식과 무의식에 녹아져 들어가 나오는 "직관"의 역할이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직관과 분석은 대척점에 놓인 사이가 아닌 듯 하다. 

직관이 없는 분석에서 통찰을 뽑아내기란 참 어려운 일이고, 분석이 없는 직관은 위험성이 너무 크다. 분석한다고 다 맞는 것도 아니고 직관을 따라간다고 해서 다 틀리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아직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우리는 직관의 내릴 감각과 내공도 부족하고 분석에 어설픈 점도 많을테다. 그렇기에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것이 때론 답답하게 느껴져도 분석에 비교적 강한 누군가와 감이 뛰어난 누군가와 서로 부딪혀 가며 힘들어도 같이 선택해보고 또 우직하게 걸어가봐야 하는 것 같다. 어쩌면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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