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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맨 오브 라만차 (Man of La Mancha)

nuguriDJ 2012. 12. 1. 22:03

2012년 11월 마지막 날. 샤롯데 씨어터에서 가족들과 함께 뮤지컬 <맨 오르 라만차>를 봤다.


내가 보고 온 공연의 출연진은 아래와 같았다.

- 세르반테스/돈키호테 : 서범석님

- 알돈자 : 이혜경님

- 산초 : 이훈진님

- 여관주인 : 최민철님








순간순간 재치있는 대사에 많이 웃기도 했고, 특히 귀여워 깨물어주고 싶은 돈키호테가 그냥 좋다고 노래하던 산초의 귀여움에 즐거워졌지만.. 또 마음이 많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라는 요구에.. 이상을 포기할 용기가 없다는 세르반테스의 대사와..


자신을 조건없이 사랑해주며 둘시네아라는 이름을 붙이며 아껴주는 돈키호테에게 마음이 흔들리다가 함께 노새끌이 못된 녀석들을 혼내주고.. 돈키호테가 그들을 치료 해주러 간다는 것을 대신 갔다가 겁탈 당하고 돌아와서...

내 안에 그동안 분노밖에 없었는데.. 당신 때문에 절망이라는 것을 처음 느끼게 되었다는 알돈자의 절규에..


그 장면에서 어찌보면 굉장히 현실주의자였던 알돈자에게 이상과 꿈을 심어주는 것이.. 그것을 책임질 능력이 없다면 그것도 정말 무책임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하는 고민에 사로잡혔었다.



거울의 비친 자신의 모습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다시 일상과 현실로 돌아와버린 돈키호테를 보면서...

초등학생 때 돈키호테를 읽으면서.. 별로 재미도 없는 멍청한 노인의 책이 왜 유명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던 나의 무지함이 부끄러워지면서... 참 슬퍼졌었다. 역시 쉬운 것은 아니구나. 이상이라는 것이 현실앞에 많이도 무릎 꿇게 되는구나..


하지만

그로인해 변화된 둘시네아가 돈키호테를 찾아와

그에게 꿈이 아니었고 현실이었음을 상기시켜주고... 돈키호테와 이룰 수 없는 꿈에대해 노래할 때 눈물이 다 날 것 같았다.


그의 죽음에 슬퍼하는 산초에게

돈키호테는 죽지 않았다고, 자신을 믿으라는 둘시네아의 대사가 처음엔 매우 슬프게 느껴졌지만

그 다음에 이어지는 세르반테스의 대사와 그를 향한 다른 죄수들의 노래에서

돈키호테의 이상과 꿈은 끝나지 않았음을. 외로웠었겠지만 또 외롭지 않을 수 있게 되었음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La Mancha가 아니라고 누가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까.



이기고 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돈키호테의 말처럼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더욱..






p.s.  10년 후 다시 이 뮤지컬을 본다면 난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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